자동차 디자인 아이덴티티 적용의 규범적 접근에 관한 연구
Copyright Ⓒ 2022 KSAE / 19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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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Recently, the demand for a logical approach in automobile design development with a design identity strategy between product-oriented and brand-oriented parts has increased for the practical use of automobiles amid the flow of new mobility technology and autonomous driving technology. This paper observed the concepts of uniformity and unity in design to determine the factor for design identity characteristics, the concept of a logical approach to propositions, as well as proposition correspondence quadrangles to clarify the logical mechanism of design identity elements. Thus, this paper proposed a logical approach to a design identity strategy with a logical mechanism based on quantitative similarity and qualitative similarity as design elements, while also applying proposition correspondence quadrangles to examine the development of a logic design identity. The findings showed that a logical approach to a design identity strategy could be achieved by applying a proposition correspondence quadrangle to examine the development of a logic design identity.
Keywords:
Design identity strategy, Mult-brand strategy, Uniformity, Unity, Quantitative similarity, Qualitative similarity, Proposition, Proposition correspondence quadrangle키워드:
디자인 아이덴티티 전략, 멀티 브랜드 전략, 획일성, 통일성, 정량적 유사성, 정성적 유사성, 명제, 명제대당사각형1. 서 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021년 8월 25일 로이터(Reuter)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Alphabet)의 파생 자율주행차량업체 웨이모(Waymo)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험적으로 시작1)하였다. 이는 자율주행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모빌리티 기술변화의 현실화 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구글의 최초로 자율주행차량을 실험 이래 2015년에 다임러 벤츠가 공식적으로 자율주행 기능의 콘셉트 카 F-015의 발표 등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다양한 자율주행기술 개발 시도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으며, 거시적 관점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서의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모빌리티 디자인은 이러한 기술적 변혁을 바탕으로 차체 내외장 조형에서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같은 급격한 기술변화의 한편으로 실용적 목적의 차량 디자인 개발과 경쟁 역시 계속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글로벌 자동차기업은 멀티 브랜드(Multi-brand) 전략을 바탕으로 제품 다양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제품 다양화의 실질적 방법으로 브랜드마다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화하는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이 최근의 상황이다.
자동차기업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대부분 브랜드의 이미지 통일성을 강조하는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조형 요소의 활용을 통한 파격적 디자인도 등장하고 있으며, 그에 대해 아이덴티티 전략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관점도 볼 수 있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나타내기 위한 조형작업이 대체로 감성적 관점에서 형태를 다루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에 대한 논리적 접근보다는 직관적 창의성의 관점에서 다루어져 온 측면이 크다. 그런 맥락에서 자동차기업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구축과 운영에 대한 논리적 관점의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자동차디자인 아이덴티티 전략을 명제와 논리, 그리고 규범이라는 시각으로 고찰하고, 그것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체화 시키기 위한 원리로서의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1.2 연구의 방법과 구조
본 연구에서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자동차디자인 아이덴티티에서 그 조형적 접근을 위한 논리의 분석을 명제의 개념을 바탕으로 살펴본다. 그를 위해 명제가 어떤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긍정과 부정의 논리에 입각한 입증과 그러한 입증의 대비점 이라는 관점을 통해 살펴보고, 이를 다시 규범 명령의 모순과 허용, 그리고 그에 따른 대소관계와 반대 관계 등으로 구분하는 논리학의 세부 개념으로 구분해 고찰하는 방법을 취하였다.
이에 따른 본 논문의 단계별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러한 전체의 연구 흐름을 Fig. 1에서 도시하였다.
먼저 연구의 목표로서 디자인 아이덴티티 규범에 대한 시사점 도출이라는 목표를 정의하고, 아이덴티티 개념적 접근을 통해 획일성과 통일성의 개념을 고찰한다. 이후 브랜드 중심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전략의 사례와 제품 중심 아이덴티티 전략의 사례를 살펴본다. 이어서 규범으로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전략의 논리적 접근을 위한 대당사각형에 대해 살펴보고, 그를 통해 디자인 아이덴티티 전략의 규범적 접근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로 집중되는 구조로 진행하였다.
2. 아이덴티티의 개념 고찰
2.1 통일성과 획일성
아이덴티티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형태로서의 스타일을 나타내는 중요한 형식을 식별2)하거나 그 발전 배경을 검토3)하는 형식, 또는 조형 법칙을 구분해내는 방법에 관한 연구가 대부분이라는 견해4)를 볼 수 있다. 다른 관점으로 곰브리치(Ernst Gombrich)는 스타일이 행위가 수행되거나 인공물이 만들어지는 구별 가능한 방식일 뿐 아니라 다른 개체들과의 차별성에 더 중점이 있다고 언급5)했다. 이들 대부분 조형에 집중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처럼 조형적 관점에서 아이덴티티를 다룰 때 가장 대표적인 개념이 통일성과 획일성의 관점이다. 만약 어떤 형태나 특징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그것은 특정한 스타일로 인식될 수 있고, 스타일은 획일성(劃一性) 또는 통일성(統一性)의 개념으로 구분된다. 이들 두 가지의 개념은 혼동될 수 있는데, 그 요인은 유사성을 구성하는 요소에 달려있다.
Photo. 1에서의 모든 군인은 디자인 요소와 색상에서 완전히 같은 특징을 가진 제복을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의 제복은 병사의 개별 신체 치수에 따른 크기의 차이만 존재한다. 따라서 이들은 개인보다는 집단이 강조되는 특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특징을 ‘획일성(劃一性; Uniformity)’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Photo. 2의 붉은색 옷을 입고 한국의 축구 선수들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의 구성원은 정확히 같은 옷을 입고 있지는 않다. 이들은 ‘붉은색 옷’이라는 규칙만으로 그에 맞는 옷을 입고 있으므로, 집단으로는 유사하게 보이지만, 각 개인의 개별성이 유지된다. 이러한 특징을 ‘통일성(統一性; Unity)’이라고 구분할 수 있다.
이들 두 집단의 사례에서 살펴본 획일성과 통일성의 차이는 옷을 구성하는 형태의 구조, 즉 위상(位相; Topology)에 따른 형상과 그것을 구성하는 시소자(視素子; Visual primitive)의 세부 조형, 그리고 수치(數値)의 변화, 즉 형태의 비례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Table 1에서는 획일성과 통일성의 개념을 형태의 위상과 수치로 구분하여 유사성을 분석했다. 획일성에서는 형태의 위상과 세부 요소가 모두 같거나 유사함을 볼 수 있으나, 통일성에서는 위상과 수치에서 유사성과 가변성을 각각 볼 수 있다. 즉 통일성에서는 세부 형태와 비율에서 일정한 자유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2 아이덴티티와 유사성
2장 1절의 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본다면 획일성을 가진 집단에서는 개인의 특성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통일성의 집단에서 개별 구성원들은 유사성에 대한 공통 요소를 공유하고 있으나, 개인에 따라 세부의 내용은 변화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개별 특성에 의한 다양성은 통일성을 가진 집단의 특징 중 하나이다.
그러나 동일 집단 내에서 유사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통 요소의 정량적 비중에서 특정한 정도를 가질 것이 요구된다. 이때 요구되는 최소의 공통 요소의 정량적 비중은 제곱근의 개념을 대입해서 추론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별 개체 간의 유사성 요소의 최소 비율을 도출할 수 있는데, 개별 개체 간의 공통성의 최소 백분율은 제곱근에 반을 곱하여 계산할 수 있다. 이 개념의 공식은 다음과 같이 세울 수 있다.
이 공식에 따르면 통일된 특성으로 인식될 수 있는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진 두 개체 사이에는 최소한 70 % 이상의 공통점이 필요하다. 이 비율의 개념을 ‘붉은 악마’ 구성원의 의상 색상의 통일성 기준에 적용하면, 최소 70 %의 붉은 색 함량을 가진 의상으로 규정하고 그 이상의 색도에 맞추어 의상을 입을 때 다양한 의상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집합적으로는 유사성을 가진 집단으로 인식된다고 추론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단색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의상에 별도의 패턴이나 다른 색상의 그래픽이 더해진 경우는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공식에 의한 아이덴티티 정량화에 수반되는 문제는 색상과 같이 색료의 함량 등 물리량을 기준으로 하는 사례가 아닌, 형상이 중심이 되는 디자인이나 스타일의 특성은 정성적(定性的) 관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이의 계량화를 통한 분석 개념의 도입이 요구된다. 이러한 정성적 특성을 가진 대상의 계량화를 통한 디자인 아이덴티티 분석 방법은 건축 분야에서도 연구된 바 있다.
그 개념을 Fig. 3에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공통적인 조형 요소가 구축된 이후 동일 요소를 가질 때 유사한 스타일을 가지게 된다는 추론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Object i와 Object j는 각각 A, B, C, D, E의 공통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Style X를 가지고 있으나, 나머지 구성요소는 각각 다르다. 일부 개체에는 다른 개체보다 집합의 구성원이 더 많기도 하다.
하나의 디자인에 10개의 공통 요소가 제시되면 5개인 때보다 유사성을 더 강하게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개체에 나타나는 특징의 수는 스타일을 얼마나 쉽게 인식할 수 있는지에 영향을 미치며, 이것은 지각 가능성의 크고 적음의 개념을 보여준다. 즉, 개체에 존재하는 기능의 수가 더 많거나 적으면 특정 스타일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며, 이는 스타일의 유사성 정도를 나타낸다.6)
이러한 정성적 개념은 정량적 개념의 공식에서 도출된 70 %의 수치를 결합해 사용될 가능성도 볼 수 있다. 또한, 정성적 방법은 조형에 대한 수용자의 설득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본래의 설득(說得; Persuasion)은 언어를 사용하여 다른 객체가 주체의 믿음을 참된 믿음이라고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활동이다. 즉, 설득은 주체가 믿는 바를 다른 객체도 믿도록 하는 활동이며, 설득의 목표는 믿음의 일치이다.6)
정성적 디자인 조형에서는 감성적 설득이 주된 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으나, 디자인 조형의 주제나 사례 선정 등에서 설득의 개념이 응용되기도 한다. 대체로 학술연구에서 채택되는 방법은 논증이며, 설득의 개념은 감성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인 간의 대화나 관계 구축 등에서 사용된다고 할 수 있다.6)
3. 브랜드와 제품의 아이덴티티 전략
3.1 아이덴티티의 구축
산업적 관점에서 대량생산되는 제품에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그것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기업, 또는 브랜드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요인이나 역사적 배경 등으로써 특성이 존재하고, 그것을 디자인 조형이라는 가시적 방법으로 시장이나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방법에 대한 전략이다. 그에 따라 아이덴티티의 도상(圖像) 구조와 그것을 전달하기 위한 브랜드나 메이커를 대표하는 도상요소가 제시된다.7)
Fig. 4에서는 아이덴티티 형성 요인에서 디자인 조형으로 구체화 되는 과정을 도식화한 것이다. 브랜드, 또는 메이커별 디자인 아이덴티티 유형에서는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메이커나 브랜드의 특성이 존재하고, 그것을 거시적 조형과 스타일 특징으로 가시화시키는 과정이 요구된다. 그리고 각각의 아이덴티티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거나 전달하기 위한 도상 구조가 설정된다.
이러한 과정에 의해 메이커나 브랜드의 거시적인 특성이 정의되거나, 전략적으로 설정된 방향을 바탕으로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형태에 관한 연구가 이어진다. Fig. 5에서는 디자인 아이덴티티 정립 과정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과거의 한 방향적이던 개념에서 오늘날에는 시장과 소비자의 반응에 의한 피드백이 결합한 개념을 볼 수 있다.7)
3.2 아이덴티티의 전략의 사례
개별 제품의 디자인을 강조하는 것은 보편적인 방법이며, 대중적 소비자를 지향하는 차량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Fig. 6에서 비교한 바와 같이 포드(Ford)는 특히 각 차종의 디자인 특징을 강조하는데, ‘머스탱(Mustang)’은 라디에이터 그릴에 포드 브랜드 배지도 붙이지 않는다. 미국 시장에서 ‘머스탱’은 포드 브랜드의 차량으로서보다는 ‘머스탱’ 이라는 모델로 더 강조된다. 이에 따라 차체 디자인에서 같은 포드 기업의 다른 모델과의 유사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개별성을 강조하는 특징을 볼 수 있다. 즉, 소비자에게 각각의 모델들의 특징과 실용성을 중심으로 소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서유럽의 대중 브랜드 폭스바겐 역시 브랜드 공통의 디자인 요소보다는 개별 모델의 특징을 강조하는데, Fig. 7에서 제시된 ‘시로코(Sirocco)’나 ‘아테온(Arteon)’, ‘티구안(Tiguan)’ 등은 모두 폭스바겐 브랜드임에도 서로 완전히 구분되는 전면 이미지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소비자를 지향한다. 폭스바겐 브랜드 역시 각 모델의 개성과 실용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보여준다.
브랜드 중심 아이덴티티 전략은 주로 고급 브랜드의 차량에서 볼 수 있는데, Fig. 8에서는 BMW의 차량의 사례를 예시하였다. BMW는 자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둘로 나누어진 사각형으로 구성된 키드니(Kidney)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통일된 기호, 즉 도상으로 가지지만, 차종 별로 그 형태의 적용 방법이 약간씩 다르다. 거시적으로는 그릴의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다르고, 그릴의 외곽 몰드의 두께도 다르다.
대형 고급승용차 7시리즈는 그릴의 높이가 높은 반면, 하이브리드 고성능 승용차 i8는 낮은 비례에 곡선의 형태이다. 또한, 소형 하이브리드 차량 i3는 낮은 비례에 각진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같은 브랜드 BMW인 것은 알 수 있지만, 차량의 성격과 이미지는 서로 다르다. 통일은 했지만 획일적이지 않다.
브랜드 중심의 아이덴티티 전략으로, 보다 획일성에 근접한 사례도 볼 수 있는데, Fig. 9의 AUDI 브랜드는 개별 모델의 특성보다는 브랜드의 공통적 요소를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개별 모델의 특징 이전에 브랜드로서 AUDI의 동질성을 더 높은 비중으로 제시하고 있다. Fig. 9에서와 같이 라디에이터 그릴이 거의 같은 디자인이지만, 헤드램프의 크기와 디자인이 서로 다른 구성을 하고 있어서 구분되는 방법을 쓰고 있다.
3.3 아이덴티티의 전략의 비교
이와 같이 구분되는 특성은 브랜드 중심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전략(Brand oriented design identity strategy)과 제품 중심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전략(Product oriented design identity strategy)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이것을 Table 2에서 나타냈다.
특히 브랜드 중심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전략을 가질 때는 차량 전면의 디자인 구성요소로서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하는 전면부 도상적 형태의 통일성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축소 경향과 전동화 등으로 인한 그릴의 제거 등에 따라 주간주행등(晝間走行燈; Daytime running light)를 중심으로 하는 전조등의 등화장치류가 전면 디자인 차별화의 요소로 변화되고 있기도 하다.
전통적인 자동차기업이나 브랜드가 보여주고 있는 아이덴티티의 모습에서 외적 아이덴티티는 자신들이 지향하는 기술적 목표와 철학을 바탕으로 한 모습, 즉 메이커나 브랜드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덴티티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외적 아이덴티티는 기업이나 브랜드의 특성을 소비자의 감성과 상상력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구체화 시킨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소비자와 시장을 위해 본래의 특성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모습의 아이덴티티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자동차의 물리적 외형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래에는 소비자가 가지게 되는 경험과 의식뿐만 아니라 상상력에 까지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8) Fig. 10은 기업 아이덴티티의 범위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
4. 아이덴티티와 규범의 고찰
4.1 아이덴티티와 논리
브랜드 중심의 아이덴티티 전략, 혹은 제품 중심의 아이덴티티 전략에 상관없이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자 하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명제(命題; Proposition)’의 개념으로 표현될 수 있다.9) 이처럼 어떤 주장을 통해 ‘언명된 것’을 명제라고 하며, 이는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는 진술로 표현되는 내용10)이다. 다른 정의로는 ‘유의미한’ 또는 ‘의미 있는’ 문장만이 명제를 표현할 수 있으며, 명제는 문장의 발언에 의해 주장된 것이고, 서로 논리적 관계를 맺는 것도 명제11)라고 한다.
사실 명제는 어떤 사태가 존립하거나 존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이와 같이 어떤 사태가 존립한다는 내용을 알려주는 명제는 사실에 관한 ‘적극적(積極的) 명제’이다. 어떤 사태가 존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알려주는 명제는 사실에 관한 ‘소극적(消極的) 명제’이다.
여기에서 적극적 사실 명제는 긍정된 사태가 실제로 존립한다면 참이고, 존립하지 않는다면 거짓이다. 이와 달리 소극적 사실 명제는 부정된 사태가 실제로 존립한다면 거짓이고, 부정된 사태대로 존립하지 않는다면 참이다.
반면에 만일 소극적 사실, 즉 어떤 사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면, 논리공간 내에서 하나의 적극적 사실을 제외한 그 나머지의 아주 큰 하위공간을 차지하는 사태들 모두가 존립함을 보여주어야 하므로, 입증의 범위가 거의 무제한으로 넓어져 논증의 유효성이 크게 제한된다.12)
4.2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명제
다양한 특징을 가진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그 특성을 서술하는 명제로 구성되며 이에 따라 명제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명제는 믿음, 소원, 희망, 판단 등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명제 태도(Propositional attitude)’의 목적물이나 내용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명제 태도는 명제에 대한 주체의 지향성을 가진 심리적 태도를 말한다. 이러한 명제와 명제 태도와 관련된 논의로 로버트 브랜덤(Robert Brandom)은 일반적으로 명제태도 문장은 대체로 대물(對物) 문장이라고 주장한다. 즉,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대한 태도의 문장이다.10)
S believes that Φ, 즉 ‘S는 Φ라고 믿는다’는 문장은 명제이며, 이는 S believes of that Φ, ‘S는 Φ라는 것을 믿는다’는 형식의 명제 태도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명제 태도 문장은 실제로 존재하는, 또는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대한 태도 귀속 문장이다. 이러한 명제와 명제 태도의 관계는 Table 3에서와 같다.
명제와 명제 태도는 차이를 보이는데, 그 차이가 존재하는 영역은 명제를 받아들이는, 또는 그것을 서술하는 문장의 종속절에 존재한다고 하는 것이 대부분의 견해이다. 명제 태도 문장은 대언(對言) 문장과 대물(對物) 문장으로 구분되며, 명제에 대한 태도 문장에서 차이를 보이는 영역이 있다.
어느 명제가 참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거짓이라고 받아들이는 차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참 명제에 대해 거짓의 명제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해도, 그로 인해 참인 명제가 거짓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명제와 명제 태도의 차이는 물리적 실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진술이나 논리적 진술, 나아가 규범적 진술에도 적용된다.6)
예를 들어 단군 신화에서 ‘곰이 여자로 변했다’는 명제 자체의 논리는 거짓이라고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단군 신화를 수긍’하는 명제 태도를 보이므로 이는 참이다. 즉 명제 자체의 참과 거짓 여부와 명제 태도의 참과 거짓 여부는 독립적이며, 이 부분이 차이가 존재하는 영역이다.
5. 아이덴티티의 규범적 접근
5.1 논리 규범의 대당사각형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명제들의 관계를 구성한 맵을 지칭하는 명제대당사각형(命題對當四角形; Proposition correspondence quadrangle)13)에서는 8개 방향의 논리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 명제대당사각형은 규범 양상 논리학에서 표준적인 해명에 이용된다. 명제대당사각형을 구성하는 주요 용어는 이와 같다.
O=규범 Ought to∼ 이어야 한다
P=허용한다(Permitted)
F=금지한다(Forbidden)
L=자유방임(Liberty)
OP=∼해야 한다(규범 명제)
p(proposition)=명제 p이다
∼p(not p)=명제 p가 아니다
Fig. 11의 명제대당사각형은 논증의 반대 관계와 대소관계를 보여준다. 여기에서 대소관계라는 용어는 영어 단어 Imply, 즉 내포하다, 함축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여기에서 사용된 적극적이라는 용어는 4장 1절에서의 고찰과 같이 긍정(肯定)의 의미이며, 소극적이라는 용어는 부정(否定)의 의미이다. 명제대당사각형에 의한 명제 구축은 논리를 가시화(可視化)시켜서 보다 직관적으로 대비관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5.2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규범 모형 검증
명제대당사각형에 의한 아이덴티티 전략을 검증하기 위해 실증적 분석을 시도하였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량의 앞모습에서 주된 요소는 크레스트 그릴(Crest grill)이라고 명명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두 줄의 헤드램프이며, 그 형태는 디자이너들의 조형작업의 비중이 높지만, 아이덴티티 구축의 논리를 통한 구성 역시 요구된다.
주요 규범 용어 이외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요소의 두 줄 헤드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을 주요 요소로 놓고 용어를 정의하면 이와 같다.
t=두 줄 램프
c=크레스트 그릴
이와 같이 기호를 정하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면부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명제로 구성하면 이와 같다.
p(명제): 두 줄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이다
이 명제를 기호로 표시하면
p: t∩c
그리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전략을 브랜드 규범(Brand norm)이라고 한다면 규범에 의한 명제 진술 OP는 이러하다.
OP: 두 줄의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이어야 한다(규범 명제)
이것을 기호로 표시하면 이러하다.
Op: O(t∩c)
이것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규범명제이고 그 역(逆)은
∼P: 두 줄의 램프가 아니거나 크레스트 그릴이 아니다 이러한 규범을 제네시스 브랜드와 구분되어야 하는 현대자동차 브랜드를 위한 금지를 나타낸 명제로 만들어보면 대체로 다음의 네 가지로 정리될 것이다.
- Fp≡df O∼p 두 줄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이 아니어야 한다
- P∼p≡df∼Op 두 줄 램프 또는 크레스트 그릴이 아니어도 된다
- Lp≡df Pp∩P∼p 두 줄 램프 또는 크레스트 그릴이 아니어도 된다
- Lp≡df∼Fp∩∼Op 두 줄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이 아니면 안되거나 줄 램프와 크레스트 그릴 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사용된 기호 ≡df 는 왼쪽의 피정의항(被定意項)을 오른쪽의 정의항(定意項)으로 정의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들 네 가지 명제 중 첫 번째는 가장 엄격한 규범이고, 두 번째는 약간 완화된 규범명제 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자유로운 방임형 명제이다.
Fig. 12의 명제대당사각형을 통해서 본다면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두 줄의 헤드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이 적용된 G90과 G70, 그것이 적용되기 전의 EQ900이나 신형 그랜저의 전면부 디자인 이미지와 구분되는 관계임을 볼 수 있다.
5.3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규범
브랜드 아이덴티티 원칙을 하나의 법규범과 같은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규범의 적용에 관용 도(Tolerance)가 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될 경우 획일성(Uniformity)의 성격이 될 것이며, 각각의 차종의 성격이나 시대적 경향에 의한 판단으로 변형되면 통일성(Unity) 유형에서 볼 수 있는 변화도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즉 관용도가 너무 크다면 규칙이 가지는 규범적 의의를 잃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분석에서 각각의 규칙을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통일성에 가까워지기도 하고, 획일성에 가까워지기도 한다. 또한, 차종의 특성에 따라 두 줄의 적용 방법, 혹은 승용차와 SUV의 차량 성격에 따른 크레스트 그릴의 디자인이 차이를 가지게 한다면, 획일성을 탈피해 각 차종의 개성을 살리는 방법이 될 것이다.
6. 결 론
전통적인 메이커나 브랜드가 보여주고 있는 아이덴티티에서 외적 아이덴티티는 지향하는 기술적 목표와 철학을 바탕으로 한 모습, 즉 자동차기업이나 브랜드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덴티티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외적 아이덴티티는 기업이나 브랜드의 특성을 소비자의 감성과 상상력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시대정신에 맞추어 구체화시킨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자동차의 물리적 외형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래에는 소비자가 가지게 되는 경험과 의식뿐만 아니라 상상력에 까지도 그 영역을 넓히게 될 것이었다. 이것은 소비자와 시장을 위해 메이커나 브랜드가 자신들이 가진 본래의 특성을 바탕으로 만든 변화하는 모습의 아이덴티티인 것이다.
한편, 본 연구는 그러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논리적인 규범, 또는 아이덴티티 제시의 틀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으나, 본 연구의 과정에서 시도된 명제대당사각형이 보여주는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구축이 자동차라는 대상에서 보다 더 논리적인 조형작업의 틀을 찾고자 한 것이 본 연구가 목표에 근접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유형의 자동차 브랜드나 메이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구축에 대응해야 하는 실질적인 자동차와 모빌리티의 디자인과 관련된 아이덴티티의 조형 연구에서는 논거의 기계적인 적용만으로 아이덴티티를 제시하거나 다양한 조형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부분이 존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므로 개별 브랜드의 차량이나 모빌리티 디자인 연구에서는 사례별 특성을 반영한 논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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